가족, 모순된 사회, 그 안에서 물음을 던지다
영화 <브로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에서 연출한 한국 영화이다.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송강호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가족이야기를 그렸고, 소품적인 영화이기도 했고, 주제의식이 뛰어난 영화이기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보면 특징들이 존재하는데 첫 번째로는 가족 영화라는 점이다. 가족 영화를 만든다는 건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형성하겠다는 감독의 성향인 것 같다. 더 나아가 유사 가족형태를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통해서는 사회의 문제점을 비꼬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두 번째 특징으로는 모순된 사회를 정확히 간파한다는 점이다. <어느 가족>이라는 영화를 보면 실제 가족들은 피를 나눴다 뿐이지 가족을 버리거나 폭력을 행사하고, 주인공은 이런 버려진 사람들을 거둬 진정한 가족이 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전면으로 부정하며 가족을 만드는 형태를 피가 아닌 사랑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세 번째는 영화를 끝맺기 위해서 스스로가 생각해야 되는 그럼 힘을 가지게 하는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이런 특징들이 <브로커> 안에도 적용이 된다.
감독의 주제의식, 가족 영화
<브로커>의 주인공들은 누군가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상현'은 아내에게 버림받은 이혼 가정이고, '동수'와 '해진', '우성'은 부모에게,
상현은 아내에게 버림받은 이혼 가정이고, 동수, 해진, 우성은 부모에게, 소영은 연인과 연인의 가족에게 버림받았다. 이런 버림받은 사람들이 유사 가족 형태를 이루며 또 한 번 아기를 버리려고 한다. 이조차도 모순인데, 그들은 아기가 좋은 부모 곁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부모를 선택하고 다니며 결국 팔지 못한다. 반면 그들을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해야 하는 경찰들은 빨리 아기가 팔리기를 바라는데 이 또한 모순이다. 영화가 진행되며 몇 가지의 질문들, 베이비박스는 필요한 것인가, 아기를 버리는 것이 정당한가, 체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도 되는 것인가, 모성애는 타고나는 것인가, 유사가족은 가족이 될 수 있는가 등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잘못된 관념들을 관통하는 질문들이 쏟아진다. 이러한 특징들이 이번 영화에서도 발휘되었다.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선의로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킨다. 사회현상의 근본적인 문제를 캐치하고 풀어나가려 한다는 점에서 역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다운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일본 리뷰 비교 / 해외반응
<한국>
1. 스토리가 많이 아쉽다. 번역체 같은 대사들에 몰입하고 공감하기 어려웠다. 배우들의 열연은 좋았음.
2. 일본영화스러운 느낌이 가득한데 한국 정서와 잘 어우러지지 못한 것 같다. 대사, 전개에서 작위적인 느낌을 많이 받음.
3. 감독님의 이전 영화는 재미있게 봤는데, 일본 감성을 한국어로 들으니 적응이 잘 안 되었던 것 같다.
4.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고 아름다우나, 끌어가는 힘이 너무 약하다.
<일본>
1. 지금까지 내가 본 고레에다 감독 작품 중에서 제일 좋다.
슬픔과 절망 속에 치유와 희망이 있고 음악과 풍경도 아름다웠다.
배우들 연기가 뛰어나서 현실성 있는 이야기로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 고레에다 감독의 최고 걸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 일본에서도 좋은 배우가 자라길 바란다.
3. 좀 더 현대사회의 어둠을 지적하는 작품인가 했더니 어디까지나 따뜻한 휴먼 드라마였다.
4. 사람과 사람의 인연은 혈연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희망을 보여주는 작품.
<해외반응>
1. 고레에다는 영화의 결론 부분에 '태어나서 고마워'라는 말을 모든 캐릭터가 들을 기회를 준다.
아주 좁은 초점의 범죄 영화에서 젠틀한 그룹허그로 바뀌어버리는 믿을 수 없는 영화를 마무리하는 멋진 결론이다.
2. 스토리텔러로서 고레에다의 스킬은 이번 영화에서 최절정에 다다랐다. 어떤 획에도 힘을 주지 않고, 눈물을 쥐어짜지 않는 그만의 방식으로 말이다.
3, 실제 세상에서 이런 토 나오는 사기 행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모두 징그럽고 역겨운 사람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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